유이사의 해외 수출 비하인드 스토리 2탄

통신서비스를 말한다 2009/10/19 09:20


1탄에 이어서 이야기를 다시 한다.


사람마다 각자 자기 위치 만큼 생각하고, 각자 역할이 따로 있는것 같다.

이글이 첫번째 글이고 그당시 첫번째 프로젝트를 했던 나의 마음가짐 이나 상황을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아 사설이 약간 길어 졋다.

어쨋든, 2004년 봄부터 사장님의 지시로 해외사업을 맡게 된다. 그당시 제너  해외사업은 VOIP 초기 제품인 H.323 기반의 GK 라는 장비를 해외교포 별정 사업자 몇군데 와 인도네시아 별정 사업자 (향후 인도삿으로 합병된) 에게 납품한것이 실적의 전부였다. 그당시 SSW 는 워낙 초기 제품이었고 국내에서도 하나로 통신 한군데만 납품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제품 안정화를 위한 유지보수등으로 나름 회사 내부적으로도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 시점 이었다.


그런와중에 파키스탄의 한 SI 업체로 부터 한통의 메일 받게 된다. 우리 SSW 에 관심이 있다고,..

SSW를 아시고 싶다면 아래 글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제너시스템즈 1탄 : xener is] 제너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요?
http://xenerdo.com/3

제너시스템즈 제품의 품질관리를 부탁해!!!
http://xenerdo.com/39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다고요?
http://xenerdo.com/64

제너시스템즈, 72시간의 낮과 밤 그리고 실패 그러나...
http://xenerdo.com/36


당시, VOIP 시장자체가 매우 초기 단계여서 모든 솔루션벤더들이 모든 VOIP components를 생산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물론, 아직도 대부분의 큰 벤더들은 같은 전략을 고수 하고 있다) 제너 또한 같은 전략이었으나, 그러나 그중에 Media Gateway  같은 경우는 자체가 H/W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제품이라서 상용서버에 카드를 꼽아서 구현한 당사의 MG(Media Gateway)는 가격면에서 도저히 시장성이 없는 제품으로 결론이 나서 포기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우리정도의 규모로 다른 경쟁사와 같이 전략을 유지 한다는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당시 우리 회사 규모를 최소한 10배 이상은 키워 놨어야 됐다고 생각된다. 어찌되었건 그당시 MG를 포기한것은 현명한 선택 이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지구 저편 다른쪽에서는 같은 이유로 MG만 만들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call control 장비인SSW를 포기하는 업체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중구 난방으로 나오는 온갖 VOIP protocol 이 골치 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던 Nuera 라는 회사와 인연을 맺게 된다. 이로써 나와 Nuera 싱가폴 지사장 (Aik Hong)과의 인연도 함께 시작 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솔루션 밴더들이 SSW 부터 MG 까지 다 갖추고 있던 상황이라 MG 만 가지고 있던 Nuera입장에서는 SSW 만 생산하는 회사를 찾을수 밖에 없었고 내가 해외사업을 맡기 전에 제너 해외사업부장직을 맡았던 시스코 출신 황석원 상무께서 나와는 달리 워낙 해외쪽에 발이 넓어 온갖 사방군데 제너 선전을 무쟈게 했던것이 먹혔던것 같다.^^;

 

어찌되 었건 이런 저런 이유로 여기서 부터 파키스탄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당시 내가 움직일수 있는 가용 인원은 나를 제외하고는 컨설턴트 출신 해외영업2명과 비록 SE 소속(너무 작았다는.그러나 맨파워는 최고였음^^;;) 이었지만, 해외팀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친구 0.5 해서 2.5명이 전부 였다. 다행히도 이친구들 말이 영업이었지, 사업기획부터 시작해서 pre sales, 발표자료, 제안서 작업, 견적 작업, 제안 발표, 영업전반 등등 해서 인스톨 하는것 제외하고는 거의 다 카바 가능한 수퍼맨들 이었다. 비록 지금은 내곁에 아무도 남아 있진 않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 장비 둘 쎈것만 믿고 몇안되는 인원과 허접한 무기 가지고 의욕만 앞서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똥폼 잡고 전쟁에 첫 출전 한 어리버리한 유비랑 별반 차이 없었던것 같다. 실제로 파키스탄 프로젝트에 제일 큰 경쟁은 노텔이었는데, 막상 가서 부딪쳐 보니 거의 장기판에 차, 포 두개 가지고 쫄하나 안죽은 상대방과 붙는 기분이었으니까.

 

어쨋든, RFI 로 부터시작 하여 RFP 작업 하는데, 통신사업쪽 영업을 처음 하는 나로써는 사실 거의 수백 페이지 에 달하는 답변서 쓰는것 부터가 난감 그자체 였다. 나로써는 나름 팀장이라고 맡았는데 이걸 어떻게 감당하나 생각하니 뭐 답이 않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팀원들은 모아 놓고 (그래봐야 2명 이었지만..) 이거 우리 팀으로써 감당 하기 어려워 보이는 다른 팀에 부탁 하여 작업을 하여야 할것 같으니 누구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찍어주면 어떻게는 도움을 요청 하겠다고 제안 했다.


여기서 잠깐, RFI와 RFP라는 용어는 아래와 같다.

RFI (Request For Information, 자료의뢰서, 資料依賴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취득할 때, 이들의 제공에 관심이 있는 적절한 제조업체를 구분하기 위해 작성되는 서류.

 
RFP (Request For Proposal, 제안의뢰서, 提案依賴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취득할 때, 제조사에 제안서의 제출을 의뢰하기 위해 작성하는 서류, 또는 그 의뢰를 하는 것.

 

그에 대한 대답으로 이친구들 아주 가소롭다는 듯이 아마 한친구가 그때 껌을 씹었는지 초코파이를 먹고 있었는지 기억이 잘 않나는데 좌우당간 내 기억으로는 거의 아무것도 아니란 표정과 함께 정말로 거의 껌이란듯이 뱉는말 이사님, 이정도 거의 100번도 넘게 써봤거덩여. 쫄지 마세여였다. 내가 머리털 나고 내 밑에 직원들 존경스런 눈빛으로 본건 얘들이 두번째다.

 

어쨋든, 그동안 해외쪽 실적이 별로 신통치 않았던 관계로, 회사내에서는 거의 그래 한번 해봐라 설마 해외에서 뭐 계약 하겠냐 뭐 이정도의 관심속에서 프로젝트는 진행되었다.

 

몇달간의 메일 주고 받고 전화질 하고하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기술이고 뭐고 아무것도 잘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팀원들의 도움으로 너무도 순조롭게 진행 되었고 반응 또한 매우 좋았다. 단지 자료 주고 받고 통화하고 그런 정도의 프로세스 였지만 이거는 정말 먹을수 있겠다는 느낌이  동물적 감각이었는지 영업적 감각 이었는지 모르지만 나름 확신이 섰다.

 

그리하여 사장님께 보고하고 제안서를 가지고 파키스탄을 날라가게 된다.

역시나 우리의 자랑스런 장기판에 차는 프리젠테니션 단계에서 부터 그쪽애들을 감동 수준까지 몰고 간다.^^;


잠시 그 당시 파키스탄 상황을 설명하면, PTCL 이라는 국영 통신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몇개의 별정 통신 (whole sale) 정도가 존재하고 있는 상태였고, 파키스탄 정부에서 새롭게 장거리 통신 사업자 라이센스와 시내 사업자 라이센스를 10여개 새로 release 함에 따라 너도 나도 신청을 한 상태 였다. 단지 1년 이내에 사업을 시작 하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상태의 조건부 라이센스이기 때문에 실제로 apply 한 사업자 입장에서도 급하게 선정을 하여야 했으며, 당연히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부터 시작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몇개의 사업자에게 당사의 SSW를 소개 하는것으로 미팅을 arrange 하고 일주일간의 출장을 계획 했다. 

 

서울 출발, 방콕에서 갈아타고, 파키스탄 제일의 상업도시인 카라치를 경유하여, 이슬라마바드 까지 꼬박 24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으로 도착한 이나라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척박하다는 표현은 이럴때 쓰는것이구나 였다.

 

이슬라마바드 최고의 호텔 메리어트 (한 일년전 폭탄 터져서 전면이 박살난 호텔-->기사원문보기) 에 짐을 풀고 현지의 SI 업체 사장과 함께 첫번째 잠재고객을 만나러 가는데  CNN 뉴스 보면 2층짜리 길게 늘어져 있는 하얀색 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미안한 한쪽 폭격맞아 일부 깨진것 같은 느낌의, (거의 우리 청계천 봉제공장들 있는 건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상가 수준의 건물로 우리를 데리고 가더니만 2층으로 올라가는데

이거 정말 통신사 맞아

이친구들 정말 우리 제품 살돈 있긴 한건가

이러다 공짜로 안주면 우리들 인질로 잡아놓고 네고 붙는거 아냐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였다. 그중 기억나는 한 5층정도 되는 그나마 사무실 건물형태의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이 “World Trade Center” 였다.

 

어쨋든 여기 저기 끌려 다니며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고속도로 4시간 이상 달려 라호르 라는 파키스탄의 교육도시이자 북쪽에 있는 파키스탄 3대도시중 하나 까지 가서 PT를 치렀다. 파키스탄도 운전석이 우리나라와 달리 오른쪽인데 자기 피곤하다고 싱가폴 친구 한테 운전 하랬더만, 이친구 스틱 운전 못한다고 결국 내가 군에 있었을때 운전병 이었다고 이야기 한번 한거 가지고는 나보고 운전하라고 해서 대우건설에서 건설한 파키스탄 유일의 고속도로를 아무생각 없이 달려 봤다.


어찌되었건, 그 여러곳중 우리의 고객이 되게 되는 이슬라마바드 소재 부락 이라는 사업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2층짜리 주택을 개조 하여 사무실로 쓰고 있는 사업자 였다. 다만 겉보기에는 그런 상황이었지만 그쪽 management의 구성은 영국, 미국 TOP school 졸업한 정말 파키스탄내에 TOP of elite들로 구성된 회사 였다. 다시말해 인적 자원들은 정말로 부러울정도의 구성 이었으나 단지 백지에서 시작하는 사업을 100% VOIP 장비로 만 구성하겠다는 정말로 야무지고도 용감 무쌍한 (거의 내수준이었음) 친구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주로 IT 인력이 많이 있었고, 기존의 TDM base의 통신 경험이 있는 친구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다행스럽게 내 이빨정도로도 어느정도 먹어주었고, 우리의 수퍼맨들이 좀더 구체적인 기술이야기를 풀기 시작하면 거의 감동 수준까지는 몰고 갈수 있었다. 다만, 이해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다는것이 우리의 딜레마 였지만..

 

이찌보면 그런 상황들 또한 우리에게는 운이 따른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우리쪽 친구들의 현실적인 조언과 실질적인 지식들은 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고 우리와 함께라면 정말 만들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나중에 그들로 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이해시키기 위해 싸우기도 많이 하고 설득하기도 많이한 시간들이었다.

 

한두번의 추가 방문을 마치고 최종적으로 우리와 계약하기로 결정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계약서 사인 하자는 통보를 결국 2004년 가을 받게된다.


다음 편에 계속...








글쓴이 : 유재원 이사 제너시스템즈 말레이시아 지사


사람마다 각자 자기 위치만큼 생각하고, 각자 역할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다 내 자식같은 것들이라서 그 경험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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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아보자 2009/10/19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 말레이시아에 계시는데도 이 글을 읽으니 그 생생함이 고대로 전해지는 듯 하네요^^ ㅎ

  2. 공대생 2009/10/27 2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정말 재미있게 잘 쓰시는 것같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