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하는 통신회사(Telco, 이하 텔코)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자 보루는 전화도 아니고
(전화는 4G LTE시대가 되면 어차피 무료가 될테니까요),
인증과 과금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어느 회사에 내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것,
특히 전화번호를 비롯, 계좌정보까지 입력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제가 전에 직접 웹에서 서비스사업을 해본 경험에 의하면 이거야 말로 정말 장벽입니다.
제 사이트를 아무리 좋은 말로 현혹해도 돈을 내는 시점에서는 믿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대부분은 이통사에 이미 연락처, 실명, 주민번호, 계좌정보, 주소 등등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고지서에 별 딴지없이 요금을 쭉쭉 지불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계좌이체로까지 즉 100년이상 입증된 이런 과금 인증체제에 대해서 두말할 것 없이
신뢰할만하다고 우리 뇌리에 각인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진짜 텔코들이 가져갈만한 귀중한 자산입니다.
반복하는 말이지만,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일반적인 서비스들은
정기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가게 하는 것이 아주 어렵습니다.
긴 개월수로 한꺼번에 결제하던지, 아니면 1개월단위로 매월 결제하는 게 아니면,
사용자는 서비스 자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결제를 거부하게 되는거지요.
그러나, 자신이 속한 통신사의 기존 과금에 부가서비스로 얹어서 과금이 나간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과금주체가 SKT, KT같은 믿을 만한 회사이므로 의심의 눈초리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입니다.
굵은 글씨로 써서 중요한 거 같긴한데 무슨 얘기인지 도대체 감이 안온다구요?
뭐 이렇게 얘기하면 쉬울것 같습니다. 제가 SKT에서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게 있는데,
1500원씩 매월 꼬박꼬박 계좌에서 빠져나갑니다. 전 이에 대해 군소리안하고 받아들인다는 얘기입니다.
바로 요기서 핵심포인트!
부가서비스라는게 알고보면 꼭 SKT에서 제공하는 폰서비스여야만 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SKT가 신뢰할 수 있는 3rd 파티 서비스라면 그게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SKT는 과금을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먹으면 된다는 얘기지요.
아직 이해가 안되신다고요.
제 경험을 통해 다시 설명을 해보죠. 제가 전에 서비스사업을 직접 시도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는 과금쪽을 자체적으로 가져가려고도 해보았습니다. 계좌로 직접 송금하도록 하는 미련한 시도말입니다.
역시나 너무 어렵더군요. 신뢰가 쌓인 고객이 아닌이상, 그렇게 송금안합니다.
그래서 휴대폰 결제(통신사), 신용카드 결제를 PG사를 통해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한계를 느낀 것은 "규칙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월계좌이체로
유도하기가 여전히 어려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아쉬웠던 것은 고객이 동의만 하면, 자신이 내는 통신회사 기존 요금고지서에 부가서비스로 제 서비스가
공지가 되면서 일괄 과금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텔코가 인증과 과금쪽 API를 열어줘서 제가 그쪽과 연결하여 제 서비스를 인증,과금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고객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추가로 계좌정보같은 것을 입력해줄 필요가 없으므로,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신뢰의 띠가 형성된다고 할까요.)
그리고 사업자도, 자신은 과금과 인증만을 제공하면서도 수수료를 벌수 있는 것이죠.
서비스 제공자는 당연히 더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요.
이렇게 하는데는 통신사업자의 경직성(100년간 굳어온 습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방화와는 좀 다른 다소 보수적인 그런 습성말입니다),
정책상의 규제문제(솔직히 아직 정확히는 찝지 못하겠지만 개인정보보호, 전자상거래상의 규제, 그외 보안 관련 규제들도 좀 있을 것 같습니다)가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지금처럼 통신사업자가 가만히 앉아있다면,
개방화란 커다란 물결속에 조만간 먹혀버려, 지금과 같은 지위는 다시는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냐구요?
인증 과금 체제가 통신사(텔코)만큼 신뢰할만한 것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텔코들이 개방해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영역이었는데 그냥 놔두고 있다 보니까,
웹쪽의 선두주자들이 그 시장을 차지해가고 있고,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얘기입니다.
인증을 먼저 생각해보세요. 아직 텔코에 비하면 약하지만, 구글의 오픈소셜, Facebook F8(얼마전에 OAuth도
수용했죠) 등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인증을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굴직한 세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은 자사의 인증을 개방하여 다른 웹서비스 회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이미 열어 놓았다는 얘기입니다.
(socialgreat.com 사이트에 가보십시오. 가입할때, 트위터, 포스퀘어, 고왈라 등등 각종 다른 플랫폼들의
인증서비스를 사용하여 로그인하게 해줍니다.)
게다가 서서히 웹2.0 선두주자들의 과금플랫폼도 세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과금플랫폼으로 유명한 페이팔이 그렇고, 구글의 체크아웃이 그렇습니다.
구글 체크아웃은 기본적으로 일반 웹사이트에서 과금기능을 쉽게 붙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아울러 구글은 사용자 프로파일을 비롯해서 인증관련정보도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월 정기요금으로 고지되는게 지금은 쉽지 않을지모르겠지만, 구글이나 페이팔같은 거대 조직이
사용자의 신뢰를 지금같은 속도로 계속 확보해내면, 조만간 텔코들이 했던
가입기반의 서비스를 월별 고지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구글이나 페이팔대신, 국내의 이지스, 이니시스, KCP같은 PG업체가 그런 역할을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해낼지는... 아직 글쎄요 같습니다.)
구글의 체크아웃 서비스 소개 동영상
그런 세상이 온다면 텔코들이 나중에 인증, 과금 개방해서 돈벌겠다고 선언해도 때는 이미 늦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텔코들은 이런 부분에서 좀 더 발빠르게 움직여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통신사업자쪽에 근무하다 나온 사람으로서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누워서 침뱉기 같긴 한데,
이것이 큰 흐름이고, 그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과거 미국의 Bell lab이 해체되었던 것처럼,
또다시 Telco들은 그런 수난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한 얘기입니다.
전 이런 움직임은 이미 시작했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모바일에서 앱스토어의 과금은 애플이 직접합니다.
만약 AT&T가 2000년도 중반에 미리 과금쪽이라도 문을 열어서, 앱스토어 처음 시작할때, 과금은 AT&T를 통해서 하도록 만들었었다면, 지금 텔코들은 무선데이타망을 개방하면서도 앱스토어에서 꽁돈(?)을 챙기고 있었을 겁니다.
지금에 와서 통신사업자들이 뭉쳐서 WAC(Wholesale App Community)를 얘기하고 있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호의 이익관계가 뭉쳐있기 때문이죠.
진짜 위기감을 공유하고, 서로 좀 벗어던지고 텔코들 뭉쳐서 헤쳐나가보자라는 식이 아니면
용두사미가 될 것입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 자체는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노력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한국 사업자들이 빨랫줄 장사가 아닌 부가가치를 내는 사업자로 생존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상기의 글은 이전에 작성했던 제 개인블로그의 글을 재편집하여 발행한 것입니다.
글쓴이 : 제너시스템즈 기술전략실 조준성 팀장
현재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세상, 그것을 여는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인터넷 전화를 시작으로 이미 그런 세상을 여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솔루션으로 세상을 편하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성향이요? 대부분의 시간 어리숙한 타입인데, 아주 아주 가끔 천재적일때도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